2018년 4월 10일 화요일

[맞춤법] '님'의 사용






한글 맞춤법 23편 ('님'의 사용)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다큐멘터리 영화 보셨나요?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처음 인간극장에서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 보듬고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티격태격 할 필요없다.’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깨달음은 깨달음으로...(돈오는 되는데 점수가 안됩니다.)
 
님아라는 표현이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님아’, ‘님들아가 상대방을 무시하는 의미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가 그 문제였는데요.
 
님아라는 표현은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로는 부적절하다고 국립국어원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왜 적절하지 않은가?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님아’, ‘님들아에서 쓰인 는 손아랫사람이나 짐승을 부를 때는 쓰는 호격 조사입니다.
이라는 높임말과 낮춤말이 기형적으로 결합된 경우라, 적절한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경우죠.
 
''이 상대를 존대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뒤에 오는 호격 조사도 이에 어울리게 정중하게 부르는 뜻을 나타내는 호격 조사 '이여'를 붙여 '님이여'라고 하든지, 그냥 호격 조사 없이 ''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은 의존 명사라 앞에 다른 말이 없이는 쓸 수 없는 말(선생님, 교수님, 박사님 등)이니 앞에 이름을 넣어 '○○○ '으로 쓰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때요? 도움이 되셨나요?
예술작품을 대상으로 규정이 어떻다는 얘기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지만, 그래도 알고는 있어야죠.


2018년 4월 9일 월요일

[맞춤법] '얼마만큼'의 줄임말






한글 맞춤법 22편 ('얼마만큼'의 줄임말)



날 얼만큼 사랑해?”, “자네가 날 얼만큼 안다고 생각하나?”
 
어때요? 위 문장들이 익숙하시죠.
드라마나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많이 들으시잖아요.
 
하지만 틀린 곳이 없다고 느끼실 위 문장에 아주 큰 오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얼만큼이라는 표현은 없는 표현이라는 사실.
얼마만큼의 줄임말이 얼만큼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얼마만큼의 줄임말은 엄연히 얼마큼입니다.
)슬금슬금 물러가던 마을 사람들은 얼마큼 가다간 도깨비에 또다시 홀릴 것 같은 생각이라도 들었는지 마구 뛰면서 도망을 친다.
 
많이 놀라셨죠? 말로는 익숙하게 사용하지만 정작 글로 쓰면 틀리는 말들 많죠.
 
나랑 사귀어 보자.“에서 사귀어를 쓰면 왠지 이상하다고 나랑 사겨 보자.“라고 쓰시면 마음에 둔 그분의 연락이 두절될 수도 있습니다.(여성분들은 맞춤법에 예민하다고 들었거든요)
 
사귀어의 줄임말은 없습니다.
흔히 잘못 표현하는 사겨도 결국 사귀어를 빨리 발음한 것일 뿐입니다.
 
오늘의 핵심은
1. ‘얼마만큼의 줄임말은 얼마큼이다. 이게 낯설고 어색하다면 그냥 얼마만큼이라고 써라

2. ‘사귀어의 줄임말을 사겨로 쓰지 말자. ‘사귀어의 줄임말은 없다.


2018년 4월 6일 금요일

[맞춤법] ‘산 넘어 산’과 ‘산 너머 산’






한글 맞춤법 21편 (산 넘어 산과 산 너머 산)

산 너머 남촌에는’ 이라는 TV드라마를 아시나요?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등 농촌을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죠.

제 취향을 얘기드리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
참고로 전‘ 따도남(따뜻한 도시남자)’입니다그래서 그런지 농촌드라마가 유난히 정겹더라고요.

이번에는 산 넘어 산과 산 너머 산’ 중 어떤 표현이 맞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여기서는 갈수록 태산이다라는 의미로 쓴다고 가정할게요.^^)

우선 사전적 의미부터 볼까요?

너머는 명사입니다.
(높이난 경계를 나타내는 명사 다음에 쓰여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또는 그 공간을 의미합니다.
고개 너머 붉은 지붕의 건물이 바로 그가 경영하는 모란 유치원이다.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의 활용인데요.
일정한 시간시기범위 따위에서 벗어나 지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다./적군은 천 명이 훨씬 넘었다.
그 일은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약속 시각이 한 시간이나 넘어서야 그는 어슬렁어슬렁 나타났다.

어때요이만하면 정답을 아시겠죠?
정답은 산 넘어 산이 맞습니다. ‘갈수록 태산이다라는 의미로 사용할 때는 이 표현이 맞습니다. ‘산 너머 산도 무엇을 의미하느냐에 따라 맞는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산 너머에 있는 산이라면 산 너머 산이 맞겠죠.

알쏭달쏭하다고요?
그럼 이것만 기억하세요넘어는 산을 넘어 간다.”처럼 동작을 나타내지만(동사니까 움직임이 있어야 겠죠.) 너머는 공간이나 공간의 위치(명사니까 지칭할 수 있는 공간이나 범위가 있어야 하죠)를 나타낸다.

그럼 여기서 문제!

① 지역적 범위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    ) 
② 지역적 범위를 너머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    )

정답은 일정한 지역(한계)를 벗어난다는 의미로 쓰였으니까 넘어가 맞습니다.
잘 모르시겠다고요그럼 다시 한 번 복습.....아시죠?^^ 


2018년 4월 5일 목요일

[맞춤법] ‘며칠’과 ‘몇 일’





한글 맞춤법 20편 (며칠과 몇 일)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다들 알고는 계시죠바쁘게 돌아가는 하루를 살더라도 내가 언제를 살고 있는지는 알고 살았으면 싶어서 말씀드립니다.^^

이번에는 며칠과 몇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게요.
몇 월 며칠을 많은 분들이 몇 월 몇 일로 잘못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왜 그런가 싶어서 주변에 물어보니 며칠이 몇 일()’의 형태에서 분화된 것으로 알고 계신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단호하게 말씀드리면, ‘며칠은 몇 일에서 분화된 말이 아닙니다.

왜냐고요?

만약 몇 일에서 분화된 말이라면 그 발음이 [며딜]이나 [면닐]이 되어야 하는데, [며칠]로 발음되는 것으로 보면 며칠은 을 어원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의 어원을 찾아보니 국어사 자료에 며칠이 소급하는 최초의 형태를 16세기의 며츨로 보고 있습니다이것이 19세기에 이르러 며칠로 변화되고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흔히 잘못 알고있는 몇일은 며칠의 2번째 음절 을 한자어 ()’로 잘못 분석한 것이라는 뜻이죠.

놀랍게도 지끔껏 몇 일이 표준어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니...(소름)

이와 관련된 많은 논쟁(몇 일이라는 문법적 기술은 가능하지만어문규정상 맞지 않다 등등)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딱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몇 일은 며칠로 써야한다는 것을요.


2018년 4월 4일 수요일

[맞춤법] ‘껍질’과 ‘껍데기’ 구별





한글 맞춤법 19편 (‘껍질’과 ‘껍데기’ 구별)


오늘 시 한편을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놀라워라, 조개는 오직 조개껍질만을 남겼다."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학창시절에 시 한편을 암송하라는 숙제를 위해 힘들게 찾아냈던 최승호 시인의 글입니다. 
그 때는 이렇게 짧은 문장도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지만,  시간이 지나 단순하고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이 각광을 받을 때 문득 이 시 한편이 생각났습습니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제게 이 문장은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가진 것을 버릴 생각은 없습니다. 워낙 가진 게 없어서요.^^) 

이 시가 가진 의미를 분석하기에는 제 내공이 그리 깊지 않아서 길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시를 계기로 ‘껍질’과 ‘껍데기’를 구별해 보겠습니다.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를 가리키고,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사전적 의미에서 보면 위에 나오는 ‘조개껍질’은 ‘조개껍데기’가 옳은 표현이고, 비 오는 저녁마다 생각나는 포장마차의 ‘돼지껍데기’는 ‘돼지껍질’이 옳은 표현입니다. 

야자수는 ‘껍데기’와 ‘껍질’ 중 어떤 표현을 써야 할까요?

야자수의 경우는 ‘그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또는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이라는 의미로 ‘야자수 껍데기’를 쓸 수 있습니다.

어때요? ‘껍질’과 ‘껍데기’의 구별법 잘 이해하셨죠?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럼 편하게 마음대로 사용하세요. 위의 시에서 보듯 사전적인 표현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문학적인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여러분의 한국어 사용이 간혹 틀리더라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것처럼요. ^^


2018년 4월 3일 화요일

[맞춤법] "제" 는 어떻게 사용되나요?





한글 맞춤법 18편 ("제"는 어떻게 사용되나요?)


사진이 보이시나요?
사진의 내용에는 ‘제00회 00초등학교 졸업식’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내용이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너무 평범하고 익숙해서 그것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여기서도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뭘까요?

‘제(第)’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단독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항상 다른 어근이나 단어에 붙어 새로운 단어를 구성하는 부분’을 ‘접사’라고 하는데,(앞에 붙으면 머리 두(頭)를 써서 접두사, 뒤에 붙으면 꼬리 미(尾)를 써서 접미사) 이 접사는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단어의 일부이기 때문에 붙여 써야 합니다.

한자들이 이 접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서 보듯이 ‘제(第)’도 이런 경우입니다.
앞으로 ‘제0회 동문체육대회’ 등 ‘제’를 쓰실 때는 꼭 뒷말과 붙여서 써주세요. 어색하시다고요?

원래 처음이 그런 겁니다.

잊지 마세요. 
1. 접사는 단어가 아니라 앞말 또는 뒷말에 붙여 쓴다
2. 그래서 ‘제(第)’는 뒷말과 붙여 쓴다.


2018년 4월 2일 월요일

[맞춤법] 철석, 철석같이





한글 맞춤법 17편 (철석, 철석같이)


가수 이적 님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맛깔나게 부르려면 찰싹 달라붙는 느낌을 살려서 “철썩~같이”라고 불러야하나(제가 그렇게 부릅니다.^^), 사실 ‘철썩’이란 된소리 발음은 단어의 본래 의미와는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철석같이’라고 불러야 옳은 표현입니다. ‘철석’은 말 그대로 ‘철’과 ‘돌’을 말하는데요.
이 한자의 의미가 ‘쇠와 돌처럼 굳고 단단하다’는 뜻으로 이어져 “철석같이 믿었다”는 표현이 되는 것이죠.

철썩’이라는 표현이 쓰일 수 있는 경우라면 ‘파도가 철썩 친다’와 같이 달라붙게 때리는 소리를 뜻할 때 쓸 수는 있습니다. 

이 외에 가사의 의미와 같이 ‘굳고 단단하게’라는 뜻으로 쓸 때는 ‘철석’을 써야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