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9일 일요일

아름다운 우리말 "삼가하다와 삼가다"





  

Ι 삼가하다와 삼가다

실내에서는 흡연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장에서 이상한 부분을 눈치 채신 분이라면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
 
어법상 틀리다는 것도 알고, 바른 말도 알고 있지만 왠지 눈치가 보여 잘 쓰지 않는 말.
제게는 삼가다라는 표현이 그렇습니다.
 
지나친 간섭은 삼가 주세요.(내 인생 대신 살아줄 용기가 없으시다면요.)
제 옆에 있을 때는 흡연을 삼가 주세요. (전 오래 살고 싶거든요.)
 
글로는 쓸 수 있겠는데, 자연스럽게 입말로 표현하고자 하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해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ㅜㅜ
 
삼가다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서 하다 어떤 것을 피하거나 양이나 횟수를 적게 하다
의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이 글의 첫 문장처럼 ‘~을 피하거나 하지 말라는 의미의 표현을 쓸 때는 동사 삼가다의 활용형삼가-’를 써야 하지만, 명사나 일부 부사 뒤에 접미사 하다를 붙여 동사를 만드는 경우처럼 이미 동사인 삼가다에 다시 ‘-하다를 붙여 삼가하-’의 활용형을 쓰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가해 주십시오라고 쓰인 표지판이나 플래카드가 제 주변에서 사라지지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구를 보신 많은 분들이 설마 공공기관에서 잘못된 표현을 쓰지는 않겠지생각하며 삼가하다를 확대 재생산(?)하고, 전 감히 그건 틀린 말이야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해 이렇게 삼가하다와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을 통해서 삼가하다를 몰아내고 삼가다가 제대로 자리 잡는 그 날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공감과 댓글을 남겨 주시고 저에게 힘을 주세요.^^

행복한 소식이 마음에 드세요? 댓글 부탁드려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